Sputnik의 무한궤도

실은 어제 밤에 썼다가, 한번 훑어보다가 '아이참시발스러워서못올리겠네' 싶어 담가뒀던 글을 다시 끄집어냈다.

일단 어제의 글은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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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랫만에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친구 쌈빡해 P군을 만났다.

역시, 서른 이후의 시간의 흐름은 이십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

그 녀석과의 옛 기억을 안주삼아 술 한잔 기울이다보니,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여 점점 기억이 퇴색되어 가버렸던건지..

     생각하고자 했던 만큼의 추억과, 기억의 그림자가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기 보다,

     조목조목 끼워맞추어가는 퍼즐마냥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한땀한땀 맞춰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더 들더라.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죽고 못살만큼 친하거나, 좋아하거나, 필요로 하거나 그랬던 애가 아니었던건가 하며 착각을 할만큼....

물론, 그런것은 전혀 아니지만.

처지와 상황과 세속에 찌듬...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로 하여금  추억(기억)의 언저리를 툭툭 건들어대면서 무뎌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모냥이다.


궂이 이런말을 쓰는 이유는..

그 녀석 또한 여타 다른 녀석들 처럼, 결국 귀향을 선택하게 될 것 같아 속이 편치가 않았기 때문.


그렇게 되면, 이제 서울땅에 고향친구들은 정말이지 몇 안남게 되버리는데..

안타깝고, 서운하면서도, 그 녀석은 이젠 그래야 될 것 같기도 할 것 같다는..  

무언의 수긍.

그 녀석의 앞날을 묵묵히 응원할 수 밖에...

...

날 잘 아는 어느 누구는 내가 원하고 행하려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두고, 집착이라고 할만큼 내 스스로의 무언가로 규정지으려고한다고 하더라.

안다.  아니 알 것 같다.  왜 그렇게들 말하는지를..

내가 서른 두 해를 살아오는 동안 나란 놈에 대한 그런 말들을 듣고,  스스로 꽤 오랜 기간을 생각하면서 내린 관념(?)이 있다.

어떤 어떤 '관계의 테두리로 가둬놓고, 정해놓아 버리면 그 어떤 누구와도 사람다운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것.

개똥철학이니, 오바니, 복잡이니, 진지니 등등 여러 말들을 들어오면서도.. 어찌 잘 안되는 부분이다.

그닥 친절하거나 상냥하지(아니, 차라리 싸가지없고, 직설적으로 보는게 대부분이었겠지.) 않은 편인데도 누군가와의 관계에서는 항상 내 스스로의 잣대로 들이밀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돌이켜보며 생각할때, 그 결과가 잘 되어왔다고 믿는 편이다.

나란 놈을 봐주는, 내 기준으로서의 "내 사람" 을 만나고 끌어왔다는 것.

적어도 내가 보는 내 관계는 그러하다.

"내 사람"

친구든, 아는사람이든, 친한사람이든..

내 쪽에서는 그냥 "내 사람" 으로 규정지어 버리는..

남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몰라도, 적어도 난 그 범위랄까, 테두리랄까..  

그게 확연히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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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까지가 어제 쓰다가 도저히 시발스러워서 임시저장했던 글.

다시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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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연애를 하면서, 꽤나 먼거리에 있으면서도 지 애인한테 설산다고 처절하게 뻥까면서 사귀어온 젤 죠은 놈 K군이 다시금 서울로 찾아들었다.

당연히 날 찾았지. 암.

문득 엊그제 후배 보기보단 순진해 K군이 페북에  끄적였던 글이 생각났다.

 '오늘 왠일인지 여기저기 전화 엄청많이오네 ㅎㅎ 기분은좋다!'

찾아주는 사람!

되게 단순하고 별거 없는 말처럼 보이지만,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

생각한다는 것.

떠올린다는 것.

걱정한다는 것.

염려한다는 것.

그리워한다는 것.

함께하고 싶다는 것.

등등등. '찾아준다는 것' 이란 그 말엔,

생각 이상의 많은 것들을 포함한다는 것.

그래서,

   어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기간'

어느 정도의 '공유'

어느 정도의 '베품'

어느 정도의 '희생'

그런 것들은 있으면 좋겠지만,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지가 않더라.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바라보는 "내 사람" 으로서 생각하는 선이랄까.

그래서 복잡하니, 지랄맞니, 적당히 해라니..  하는 말들도 많이 들었지만.

어느 쪽에서든 지속적으로 생각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면,

반대로, 그런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상대방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느 순간에는 '아.. 나 꽤나 잘 살고 있는거 맞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버리는 뇌를 소유한 놈인지라..

아직까지 어른스럽지 못한 놈이라 그럴 수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친구의 말을 덧붙이자면)

스스로를 피터팬 컴플렉스를 지닌..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부정적인 로맨티스트 내지 현실적인 몽상가.

정도로 스스로를 인지하는 편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옳은건지 아닌건지,

죽기전엔 알 수 있겠지.

...

막상 써내려가다보니 , 여전히

'졸라여전히말많게주저리주저리대네.' 싶은데다,

'이건포스팅할수있겠냐븅신' 싶긴 하지만..

하련다.

왜!

짐.... 맥주캔을 꼴짝이고 있걸랑!

후후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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