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utnik의 무한궤도

역시나, 일할땐 피해서 저나하라 그렇게 일렀건만 전혀 들어먹질 않는 동센님.
3시쯤 되었나 저나가 왔길래 조용히 받았다.

나 : 뭔데, 빨랑 말해.
동센님 : 너 언제 올라온댄 핸?  (분명 자기랑 같은 날이라고 몇 번을 말했건만..)
나 : 너랑 같은날이네, 화욜.
동센님 : 야, 그럼 추석 다음날.. 월욜날 시간 비워놔.  가족끼리 놀러나 가쟈.
나 : ...   나.. 약속 있을꺼 같은데?  안되?
동센님 : 어,  그 날 말고는 안되.  너 어차피 첫날 술 먹을꺼지?  나도 먹어. 둘째날은 낮에 떡만들고 저녁에 나갈꺼지? 나도 나가. 추석날은 말할거 없고, 그럼 그 날 밖에 없잖아. 비워.
나 : 나 1년만에 내려가는건데...
동센님 : 넌, 어쩜.. 그러니까 더더욱 가야되.  조낸 만날 사람도 없으면서 바쁜척하멘? 시간 비워..
나 : 네에...
동센님 : 그럼..... 

뚜..뚜..뚜..


음.. 생각해보니, 1년만에 내려간다는 이유를 대봐야 가족이 우선이지 친구가 우선이겠냐 싶네.
가족여행이라..
백만년만에 가게 되는 거 같은데, 왠지 어색한 상상이 되면서도, 은근 설레고 기대되긴 한다.
다른 집에 비해 엄청나게 개방적이고, 친한편이라 자부하지만서도, 다들 크고 난 후에 느껴지는 가족관의 유대란게 어릴적 멋모를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거란 생각이든다.
어찌되뜬, 가뜩이나 짧은 연휴기간에 1박 2일로 무사히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그래도 생각하고 말 해준 동센님이 초큼 사랑스러워 뵈긴 했다.
그.. 성깔 드럽고, 표현이라곤 더럽게도 안하는 동센님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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