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장모님, 딸내미..
결혼을 한 이후부터 매해 장모님이 담그신 김치를 받아오고 있다.
싱글 시절에는 제주에 계신 부모님이 매해 물어 왔지만, 그냥 필요할 때 사 먹으면 될 일이라고 한사코 거절했었는데..
장모님께는 그렇게 말하며 거절하진 못하겠더라.
지난 1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내와 같이 김치를 먹는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 수준.
대부분 내가 혼자 요리를 해서 먹는 경우,
가끔 라면을 먹게 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김치를 많이 소비하는 가정이 아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모님이 주시는 김치를 매번 받아오고 재어놓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
올 해도 어김없이 아침일찍 부천으로 김장을 하러 갔다.
올해는 이미 기본적인 양념장부터 배추까지 대부분 준비해 놓으셨다. 가스레인지 위에 돼지고기 삶은 것까지도..
내가 할 일이라고는 시시콜콜한 잡일.
이거 옮겨줘 이서방. 저거 좀 여기에 뿌려줘 이서방. 저기 배추 이리로 가져와줘 이서방.
대여섯 번 부름에 따라 잔신부름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때.
김장 속을 다 만들어놓고, 배추를 1/4포기씩 잘라놓는 준비를 마무리하고 점심 식사를 했다.
김장김치에 수육.
이 조합은 항상 이 시기에 제일 빛나는 조합. 실패가 없는 조합.
딸내미까지 수육 고기를 야무지게 먹는 걸 보다 보니, 왠지 모를 행복감과 편안함을 잠시 느꼈다.
...
애가 돌을 막 지나고 거동해도 될만한 시기부터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장모님 뵈러 갔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근 두어 달만에 오게 된 터라 그 새 부쩍 큰 손녀와의 만남을 나름 기대하지 않으셨을까 예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아내가 볼멘소리로 손녀 이쁘지 않냐고 툴툴대긴 했지만, 내 자식이니 내 눈에만 더 그렇게 보이는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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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한 게 없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 김장 또한 잘 마무리했다.
알타리 무와 겉절이까지 또 한무데기 받아오는 바람에 냉장고에 다 채워 넣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년 한 해동안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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