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utnik의 무한궤도


난 보여지거나, 표현하는 것보다 확실히 관계에 집착하는 편이다.

내 스스로 '집착' 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조언과 충고와 고민과 사색이 있었던 것 같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는 이제 너무나 커져버렸기에, 그렇게 살아갈 뿐.

갑작스래 떠오른 단상같은 것 일테지만,

오늘 너무 오랫만에 아직까지도 힘들게(?) 공부하는 고향친구 녀석을 만났기도 했거니와,

요근래 잦아진 회사동료들과의 만남 덕분에..

뭔가 느껴지는 게 있어서 끄적이고 싶었을 뿐이다.

관계속에서의 미덕이라 함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인정'과 '듣기'와 '나눔'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 또한 제대로 지켜내고 있다 생각하진 않는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란 것 알아버렸기에..


'인정'

나와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인정한다는 것과 스스로의 잣대로 판단하여 합리화 시키는 것.

아마 후자가 보다 쉽고, 단순하며, 피곤하지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생각보다 많은 피해의식과 자격지심에 휩싸여 살고 있었구나 하며 잦은 반성을 했었으니 말이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꼭 부끄러움, 패배. 동정, 안쓰러움 등의 감정으로 연계되어 지는 것은 아닐진데..

혹시, 지레 겁먹고, 똑바로 마주하여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듣기'

아집과 편견과 

 
고, 상대방의 말과 감정과 진심으로 듣기위해 노력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눔'

생각해보면 친구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별 거부감없이 할 수 있는 일인데..

그 외의 테두리안에서는 왜 그리 껄쩍찌근한지..

딱히 답답하다거나 아쉽다는 것 보다, 어찌보면 벅차오르고, 뿌듯해함이 아닐까 싶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청어람미디어


『이유』는 일가족 4인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이 사건을 통해 일본
사회에 내재하는 여러 가지...『이유』는 스나가와 일가 의 살인사건을 통해 진짜 가족과 가짜 가족, 그리고 가족과 사회적 관계를...   상세보기


미야베 미유키 책은 처음이다.
남편의 책장에 "모방범" 이 굴러댕기긴 하지만, 딱히 읽어보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더랬다.
그러다, 이번에 도석관에서 엎어온 이녀석.
다른 것보다 "이유" 라는 제목에 먼저 끌렸고, 그리고 왠지 낡고 두껍고 색바랜 (오래도 되었지만..) 모냥새
때문에 끌려서 덥석 집어물어왔다.
너무나 두꺼웠던 책이라서 빨리 읽지 못하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이건 뭐..거진 10일정도 걸린 듯 싶다.
뭥미..
그러니까, 애초 선택하질 않았으면 되었을텐데  어떻게든 책장을 넘기면 당최 그냥 닫고 둘 수 없는 지랄같은
성격탓에 끝까지 읽게된 듯 싶다.
애초 두껍기도 하거니와, 꽤나 많은 등장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다보니, 누가 누군지 쟤가 쟨지, 얘가 얜지..
도통 헷갈려서 봤던 부분 또 보고, 어제 본 부분 다시 들쳐보고..
그러다보니 10일이 훌쩍 가드라. (물론 출퇴근에 책을 읽는 습관 또한 한몫했다.. 집중력 저하 말이지..)

책은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쓰여졌다 한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스나가와 일가족 살인사건을 다루게 된다. 뒤로 갈수록 점점 '폭심지'의 사건의 중심에 도달하고,
그런 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 형식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해설을 보고 알았지만, 무인칭 시점이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거구나 싶었다.
하나의 사건에 개입된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대단한 작품이다.
소재 또한, 흔하지 않은 부동산 경매와 버티기꾼의 이야기지만 단지 거기에서 그치는게 아닌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꽤 어둡고, 무거운.. 추리소설이라기엔 그리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흔히들 말하는 루저들의 삶을 눈여겨 보게 된다. 글을 통해, 영화를 통해, 음악을 통해 주의깊게 지켜보려 하는 편이다.
갖추지 못한 자들, 남과 다르다 인식하는 자들, 받지 못한 자들..
어떤 식의 이야기든 상대적인 약자들의 그것은 처절하고, 비참하며, 두 눈 똑바로 뜨고 쳐다보기에 거북스러운 면이 있을테지만, 그런 부분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내가 얼마나 수많은 혜택을 받으며 자라왔는지,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지 (착각일지언정) 알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서, 그런 매체를 통해서라도 깨닫게 되길 바라는 바램이 자리잡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흔한 이야기일지언정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이런 일련의 사고과정을 되새기는게 적어도 내가 책을 읽는 하나의 이유가 되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듯 싶다.

그와 관련하여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가족의 중요성과, 소통의 중요성, 점점 희미해져가는 사람들 사이의 정, 반대로 커져만 가는 불신과, 어느 누군가의 희생.
그리고, 없어질 듯, 꺼져버릴 듯 싶지만 그래도 타오르는 믿음의 불씨 한 조각.
어떤 얘기라도 쉽게 생각되어지고, 남일로 치부해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되질 않겠지만, 그게 내 얘기가 되고, 그게 내 주변의 이야기가 되면 여느 누구의 맘인들 편하진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사람과 사람, 관계와 관계를 이어주는건 대화요, 소통일진데..
살아가는 동안 그런 소통의 부재가 낳게 되는 결과가 얼마나 커다랄지 예상할 수 없을테지만, (단편적이고,극단적인 형태일 수 있지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경험을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매번을 생각하고 있음에도 삶에 반영시키기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져서 책장을 덮은 이 순간까지도 불편하면서도 왠지 가슴 한 켠이 시려오는 감흥이 가시지가 않는다.
세상은 점점 변해가고, 더욱더 차가워지고 삭막해질게다.
가족,형제,친구,.. 모든 관계에서 또한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좀 더 어둡고, 날카롭게 변하게 될지도 모르지.
내가 살아가는 지금을 돌이켜봐도 부당한 죄를 뒤집어쓰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들을 수 없이 계속해서 도망치게 되는 나오즈미. 그리고 .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오즈미를 향한 요시후미의 배려와, 소통이 나에게 또는 우리 모두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은 그 살아있음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거라 난 믿는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만이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꺼리 정도만 던져줄 수 있다면 그걸로도 만족할 수 있을 책일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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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주신 눈물.

왠지 없어 보였다.

먼가 뻔할 것 같은 기분에..

핑크빛 겉표지에 이끌려 책을 들었음에도, 읽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었다.

(도서관 책은 핑크빛 표진데 말이지.. 지금은 양장본이 따로 나온 것 같다.)

물론, 처음에만 말이지...

일단, 도서관 대출시간이 끝나갈 무렵이라 읽던 말던 심정으로 낚아채 온 녀석.

나쁘지 않아.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래야.. 죄다 암환자 내지는 의사 뿐이 없었지만..

삶이란.. 그리고 용기란..

어떤 것인지를 엳볼 수 있었던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사실 무슨일이던지 자기가 겪어보지 않은 일은 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비슷하게나마 감정이입 해주시고,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이 느끼는 마음을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고 불손한거 아닐까?

더군다나,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라면..

아아아..

어찌 알 수 있느냐 말이지.

참담하다거나, 죽고 싶다거나, 그 어떤 감정을 들어내보아도 맞아떨어 질 만한 건덕지를 찾아낼 수 없다. 내 머리론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보여주는 용기와 마음가짐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조차 무색케 할 만큼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더라.

난 무얼 위해 노력하는지. 무얼 위해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잠시나마 잊고, 이들의 살아감을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게 되버리더라.

책에서 말한다.

사람은 닥쳐오는 시련이나 고난 그 자체보다도, 그것이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나 불안.
 예를 들면 내일 죽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나 내일 망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그렇게 '불안이나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 때문에 훨씬 더 피폐해진다.


라고 말한다.

생각에 사로잡혀 버리는 우를 범하는 일은 허다하다.

나 또한 그랬었고..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한다.

기우 (杞憂) 라는 말로 말이지.

걱정을 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고, 좋은 일도 없다는 뜻이야.
사람은 오늘 당장 자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사는 존재잖아. 내일 일은 더더욱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고.
그러니까 내일 일을 걱정하면서 살 필요는 없는 거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되는거야.
즐거운 일만 생각하면서 지내도록 노력해 봐.


부끄럽고 웃기는 일이지만, 기우라는 말을 사용하고 들어봄에도..

정확한 뜻을 몰랐었던 듯 싶다.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말자.

지극히 쉽게 보이지만, 그 어떤 마음가짐보다도 실천하기 어려운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말자.하지말자. 하면서도..

해버리는 것 말이지.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어 버리고, 꽈배기 마냥 비비 꽈버린 또 다른 생각은 저어~기 안드로메다로 집어던져놔도..

그냥 막. 해버리는 것 말이지..

...

기본적으로 지금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내고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최선이라는 말 또한 새롭게 다가온다.

어렸을때 배웠던.

 " 만약 내일 이 세상의 종말이 찾아온다 해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

는 말이 이 책에도 나오는데..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하고 싶은걸 실컷 해야지... 죽기 전날 사과나무를 심고 자빠지냐 이말이지.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으로 인함만은 아니다.)

어찌되었든 살아감에 있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야 말로 참된 의무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버렸으니깐.

노부씨가 말하는 것처럼 좋든 싫든 간에 마지막에 가는 순간까지 주어진 삶을 다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지..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사람이기에 해야 할 일 또한 너무나도 많고.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하고, 얼마나 많은 길을 찾아나설 지 아무로 모른다.

하지만, 매 순간을 소중히 사는 사람들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사방이 가로막힌 캄캄한 공간에 한줄기 빛이 내리는 그런 광경을 지켜봤던 사람들은 알 수 있을꺼라 한다.

아직 모를 그 희망의 빛이란게..

나에게도 찾아오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책을 읽은 후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글귀가..

나에게도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산다.




덧. 다른 누구 보다도, 아이짱이라 불리는 어린아이. 참 대단하지..

    " 자족하는 마음이 동반된 경건이야말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길 "

    이딴 말을 내뱉어 버리는 아이짱.

    나도 뜻을 모르겠는데, 여기 나오는 어느 누구도 금새 알아들을 수 없었다는데..

    누구냐.  넌 !?!!?

제목이 참.. 그렇지.

이 책을 보고 느낀 생각이었다.

왠지 뻔할 것 같은 기분에.. 그럼에도 회색빛

사람은 네가지로 되어있다.
몸. 머리. 마음(감정).. 그리고 직감.(기독교에서는 성령)
인생에는 직감이란 것이 별 이유 없이 작동하는 때가 있다.
그런 때는 주저하지 말고 그 직감을 따르도록 해.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 소용없어. 생각하기 시작하면 주저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 직감은 좀처럼 빗나가는 법이 없다.

불행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Amazing Grace
그 아름다운 울림
내게 두려움을 가르쳐준 것도 당신의 축복
그리고 그 두려움에서 해방시켜주는 것도 당신의 축복
수많은 위험과 고난과 유혹을 넘고 넘어
우리들 지금 여기에 있으니
지금까지 안전하게 살아온 것도 당신의 축복
그 축복이 우리 가정도 이끌어 주나니

"당신들의 슬픔이 기쁨으로 화합니다"

개인적으로 심리학, 철학..

이딴 것에 관심가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기사 이런 생각을 가진것도 27살 끝무렵이니..

뒤늦게야 무언가를 깨닫고, 뒤늦게야 실천하지 못했음을 한탄하는건..

인간이 가진 유일무이한 재주.

빽빽한 도서관의 책들 사이에서 책표지와 제목이 선뜻 끌려, 빌리려는 책은 망각한채 업어온 녀석.
 
"그들에게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사이코 테라피스트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임상 심리사, 상담 심리사 라고 말하면... 그제서야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저자인 권문수 씨는 미국에서 일을 하고있는 베테랑 사이코 테라피스트 이다.

그 간의 경험담을 엮어낸 이 책.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들이 연이어 이어지는데, 가볍게 읽히리라 생각했던 바완 달리..

많은 생각의 여지를 던져주는지라 개인적으론, 꽤나 고심하며 읽어내려갔다.

외롭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며, 외롭지 않고 살아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는..

당연한 진리임에도 번번히 외로움과 맞닥뜨릴때에만 비로소야 깨달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누구나 외롭고, 힘들지만..

그 외로움이 나 혼자만의 외로움이라 착각하는 데서 더더욱 힘들어하는 것 같다.

다 똑같은데..

정호승님의 말씀처럼.

외로우니까 사람인게다.  사는 것 자체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기에.


사랑을 한다해도 외롭지 않은건 아니라는 것.

사람과 함께한다 해도 외롭지 않은건 아니라는 것.

누구나 알고, 나 또한 알고 있는 바임엔 틀림없지만..

그 외로움이란 놈과 맞닥뜨릴 때마다, 번번히 패배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아마도, 그 외로움이란 놈이 가진 특별한 재주이지 싶다.

책에 나온 글귀가 떠오른다.

" 외로움은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누구 하나 비켜가는 법이 없다. "

그래..

비켜나갈 수 없겠지. 그래서 더더욱 혼란스럽고, 때로는 헤어나오지 못할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곤 하지.

하지만 말이야.

또 하날 알고 있잖아.

외로울 수 있기에, 사랑의 위대함을 알고, 행복이란 걸 깨닫고,

외로울 수 있기에,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믿음이란 걸 깨닫고,

외로울 수 있기에, 나의 존재가치를 알고, 살아갈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는거..

그거 알고 있잖아.

그럼 된거야.

난 그렇게 생각하련다.

언젠가 생각했었던, 그러나 저 대가리 깊숙한 곳에 묻어놓고 지냈었던 기억을..

다시금 끄집어내 깨달음을 주었던 이 책.

그럼 된거야.

그럼 된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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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에는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있다. 섬 밖에서 온 자가 이 섬에 없는 것을 두고간다.


저 글귀를 보고 책을 읽으니, 전연 상관없지만 "극락도 살인사건" 이 생각난건 나뿐일꺼야...  ^^

이사카 코타로.

내가 읽은 두번째 작품.

주인공 이토가 고립된 섬 오기시마에 떨어지고 난 후, 한명씩 죽어나간다.

범인은 누군지, 이유는 무엇인지도 모른체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역시나 코타로의 쎈쓰만빵인 별 히안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말을하는 허수아비며, 미쳐버린 화가, 007도 아닌것이 살인면허를 가지고 있는 심판자, 캐또라이왕변태 짭새 등등..

오징어 빨판같은 흡입력에 그 두꺼운 책을 언제 읽었냐 싶을만큼 후다닥 해치워버렸다.

천재 이사카 코타로.

그 기나긴 페이지내내 흩뿌려놓은 퍼즐조각을 하나하나씩 맞춰놓는 그의 치밀함과 섬세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더라.

빤타스틱한 스토리와 베라벨 캐릭터들. 약간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 도 있겠지만, 그 치밀한 구성과 흡입력만으로도 손꼽을만한 작품이었다.

다 읽고 나니, " 오듀본의 기도 " 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이토 할머니의 말씀.

" 인간의 나쁜 점은 동물과 다른 모든 부분. "

오올~~ 왠지 서글픈 말이다.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짓거리.

얽고 꼬고, 뒤집고, 헤치며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짓.

동물과 다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짓거리.

참으로 많을텐데..

어느 누구도 자신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난, 이 소설에서의 사쿠라 같은 사람의 존재여부가 제일 쑈킹했다.

누군가를 판단하는 심판자.

갠적으로는 가장 이해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판단한다는 자체가 맘에 들지 않으므로..

아무리 개지랄 떠는 왕또라이라 할 지언정 개인이 개인을 심판한다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기 때문에..

같은 땅에 숨쉬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존재가치는 있다고 보는편이다.
 
물론 딱 거기까지만.

기본 바탕으로 깔아놓는게지.

그 이후 사고의 연장은... 그때 그때 달라효.  (ㅡ_ㅡ;)

여튼 이 책..  그리고 코타로..

조금이나마 생각할꺼리를 던져줄 수 있는 코타로의 책이 나는 좋다.

그게 잡념이든, 그닥 영양가없는 생각이든지간에 말이지...

뭐, 중요한건 일단 여러가지 이유로 재미있다는 것.

그걸로 만족한다.

충분히...


" 인간이란 상실하기 전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지. "
" 상실한 것은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아. "
" 되돌아오면 어쩔 건데? 어째야 되는데? "
" 다음 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잃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지. "

    덧. 무슨일이 있어도 잃지 않는..  좋다!



 




중력 삐에로


이사카 코타로.

하도 이삭카이삭카 하길래..  (솔직히 어디선진 난 몰라. ㅡ_ㅡ;)

도서관 가서 검색.!

울동네 도서관 엔 딱 2권밖에 없었다.

초창기 작품부터 순서대로 훑을라고 맘먹었건만,  "사막""중력 삐에로"

왠지 제목이 맘에 들어서 "중력 삐에로" 부터 선정.

추리&미스테리 소설부류는 별로 읽어본 기억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고

역시 나또한 이삭카이삭카를 외쳐버리게 되었다.

참신한 소재와 말캉말캉한 캐릭터들.

아아~~ 너무 멋지오.

대부분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글귀들을 염두에 두게 될 듯 싶다.

" 정말로 심각한 것은 밝게 전해야 하는거야.

무거운 짐을 졌지만, 탭댄스를 추듯이."


" 저렇게 하늘을 붕붕 나는 삐에로에게는 중력이 없어,

즐겁게 살면 지구의 중력 같은 건 없어지고 말아."

심각한 것은 밝게.

이거 너무 와닿는데.. 나 또한 그렇게 살아야지 라고 굳게 맘먹고 있는건 아니지만,

일정 부분 동조하고 있단말이지.

어떻게 전하냐는 것보다,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세상에..

밝게 전하든, 어둡게 전하든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다른법.

음.. 말이 또 꼬이는군.

여튼, 갠적으로 어떤식으로 살아가든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선택의 순간에 설때면

대부분 자신의 신념에 따른 옳은 선택을 한단말이지.

그걸 의도한대로 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닥 상관없이 살아도 되는 세상이구나

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내용과 상관없이, 단순 저 글귀만을 두고 생각한것임)

자신이 짊어진 짐은 어차피 자신 아닌 누군가가 대신 지어줄 수도, 대신 선택하게 놔

둘 수도 없는건데, 즐겁게 살아도 재미없다 느끼면 그만,.

자그마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자만이 심각한 것도 밝게, 즐거운 것도 즐거움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듯 싶다.

에잉.

뭔말하다 이렇게 빠진겐지.. 역시 생각을 안해 생각을..  ㅠㅠ

역시..  말도 안되고 요지도 없는 개판글이군하~  에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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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punk,

익히 알고 있었드랬다.

여느때처럼 하릴없이 인터넷 써핑을 하며 시간을 때우던 몇년전쯤..

일단 닉네임이 맘에 들었었던 데다가, 그의 그래픽 작업을 보면서 범상치 않은 포스에 즐겨찾기 해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자들을 주시하는 것에 꽤 많은 정력을 소비했었지 싶다.

그러고 관심속에서 지워질 만할 시간이 흐른 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도서관 서고 한켠에서 우연찮

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유난히도 읽어 보라며 내 귓가에 속삭이던 그 책을 끄집어 내었고,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며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름도, 그 무엇도 기억조차 희미해져 있던탓에 그가 그때 그사람 이었었는지 조차 알지도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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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알고 있었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결코 나쁜게 아니라는 것을. 시작하는 것. 그것이 비록 성공의 보장이 없더라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본문 中




웹에서 처음 알았고, 두번째 책을 통해 알게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던 듯싶다.

그동안 그는 많은 것을 이뤄냈고, 지금도 여전히 앞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진솔하고, 사람 냄새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래라, 저래라 말하고 싶진 않았을테지.

    힘들었다. 고생했다 말하고 싶진 않았을테지.

    다만, 자신의 젊은 시절의 방황과 자신으로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속삭이듯 들려주고 싶었을테지.


그의 멋진 그림만큼이나 그의 솔직한 글들이 어우러진 이 책은..

근래에 다시금 여행기에 꽂힐 동기부여를 해준 아름다운 녀석이다.

어느 누군들 무언가를 위해서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가 있다면..

그, 또는 그녀는 일단 다른 사람들보다도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 거라 말하고 싶다.

변화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하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 변화의 자기 중심에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다면, 하찮은 위로나 후회 따위는 필요치 않을테니..


나또한 그러기위해 현재를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말이나 글로써만 뱉어내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일인지 잘 알기에.... 반복되는 다짐은 궂이 하지 않으련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큰 적은 '교만'이라고 한다. 옳은 말이다. 나는 스스로 자기 만족에 빠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수없이 보아 왔다. 그들은 굳이 자신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만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자기 학대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만족스럽게 여기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의 처지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도 문제는 있다.

                                                                                                                      - 본문 中



짦은 시간만에 책을 다 읽고 덮고나니, 그의 향기가 진하게 남는다.

뜬 듯 만 듯한 그의 눈을 보고 있자니 배시시 웃음이 피어난다.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

참으로 사랑스럽다.

그리고..  박훈규..

그대는 진정 ' 꽃보다 아름다운 ' 사람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Parpunk 의 홈피서 얻어온 책 이미지를 걸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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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  살아숨쉬는 듯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그의 크로키를 보는 재미가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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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이영도..

"드래곤 라자" 라는 소설로 판타지라는 장르를 정착시킨 인물.

나 또한 드래곤 라자를 읽느라 만사 팽개치고 허우적댔었던 기억이 난다.

원체 책을 읽어도 오래 기억못하는 새대가리인지라 내용 자체는 가물가물 하지만서도..

그때의 흥분과 떨림은 아직까정도 희미하게 느껴질만큼 책에 빠졌었던든 싶다.

그 이후로 새로운 신작들이 나오면 나오는 족족 읽어야지 다짐했음에도..

이제서야 읽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시도니 어쩌니 하면서 나올당시..

큰 이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권을 빌려보게 된후  그 두께하며 왠지 그때 당시 익숙해져있던 드래곤,드워프,엘프,용 등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눈에 읽히지가 않았었지 싶다.

익숙하지 않음에 외면해버렸던 그때의 내가 이해안될정도로..

이번에 다시 읽을때에는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만화,판타지,무협지..

흔하게 얘기하는 별 도움안되는 책들의 종류.

상업적이니 흥미위주니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도, 무언가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면야 그게 무슨 종류의

책이던간에 자신에게는 그게 가장 좋은 책인것이 아닐까나..  (책이라는 범주에 놓았으면 그게 어떤 종류든

지간에 다 똑같다는 생각이다.)

원래 이영도 작가의 책들이 난해하다던가 철학적이라던가 하는 등의 이유로 다른 판타지 소설들과는 사뭇

다른종류의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또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세계관과 종족, 설정들을 생각해서 창조해낼 수 있는지 그분의 무한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할

따름이다.

식상하다 말하기 조차 지겨운 내용들의 판타지들이 수돗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작금에, 쩍쩍 갈라진 논밭에

뿌려지는 봄비마냥 반갑고 소중한 선물이라 할 수 있겠다 싶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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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두고 논함에 있어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그 어느 누가 따질 수 있겠느냐마는..

여기서 나오는 나가,레콘,도깨비,인간 의 네 종족처럼..

인간은 본디 불완전한 존재로서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을 통해,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워나감으로써 자아의

완성 및 실현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도 않을 뿐더러, 어느 누구도 모자라지도 않다.

어느 누구도 옳지 않을 뿐더러, 어느 누구도 틀리지 않다.

삶에 있어서 무엇을 원하고, 추구하는 지는 이땅에 숨쉬며 살아가는 존재의 수만큼의 이유가 존재한다.

다만, 그 각기다른 이유을 인정하지 못하거나 외면할 뿐이다.

라는게 내 생각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흔히들 개똥철학으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에게 가끔 되묻고싶다.

그런 개똥철학이라도 가져봤냐고..

나 또한 되게 말도 안된다 생각하는 개똥철학..똥꼬집이 있다.

다른 누군가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냥 가타부타 말할 수는 분명히 있다.

단지, 말하기만 할 뿐 궂이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말았으면 한다.

그 개개인의 은 그 개개인의 소유이므로..

그 각각의 의 결정권자는 그 각각이 되어야 하므로..

이 소설에서 숙원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레콘의 숙원.

숙원이라는 단어 자체를 생소하게 느낄만큼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크게 와닿았던 적도 없었다.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그 생경한 단어가 백삼십볼트쯤 되는 찌릿한 충격을 주었다.

자기만의 확고한 그 무언가가 있다면야..

어떤식으로 살아가던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든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전부(?)라 할 수 있는 대사를 적어보련다.


"네 마리의 형제 새가 있소. 네 형제의 식성은 모두 달랐소. 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 독약을 마시는 새, 그리고 눈물을 마시는 새가 있었소. 그 중 가장 오래 사는 것은 피를 마시는 새요. 가장 빨리 죽는 새는 뭐겠소?"

"독약을 마시는 새!"


고함을 지른 티나한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 보자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케이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물을 마시는 새요."


티나한은 벼슬을 곤두세웠고 륜은 살짝 웃었다. 피라는 말에 진저리를 치던 비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사람의 눈물을 마시면 죽는 겁니까?"


"그렇소. 피를 마시는 새가 가장 오래 사는 건, 몸밖으로 절대로 흘리고 싶어하지 않는 귀중한 것을 마시기 때문이지. 반대로 눈물은 몸밖으로 흘려보내는 거요. 얼마나 몸에 해로우면 몸밖으로 흘려보내겠소? 그런 해로운 것을 마시면 오래 못 사는 것이 당연하오. 하지만."


"하지만?"


"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 하더군."


케이건이 비형에게 건내는 이야기 중




주위를 둘러보면 "피를 마시는 새" 가 분명 있다.

나또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테지만..

적어도 적당히 들을만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새가 되었으면 싶다.




      덧.    사람들의 마음이 역시 …으로 가득 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많은 부분들이 훼손되어 안타까움을 일으키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카시다 암각문> 중 일부.

              -> 미움을 써넣어야 할지.. 사랑을 써넣어야 할지..  아직까지는 써넣을 수가 없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