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utnik의 무한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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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에는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있다. 섬 밖에서 온 자가 이 섬에 없는 것을 두고간다.


저 글귀를 보고 책을 읽으니, 전연 상관없지만 "극락도 살인사건" 이 생각난건 나뿐일꺼야...  ^^

이사카 코타로.

내가 읽은 두번째 작품.

주인공 이토가 고립된 섬 오기시마에 떨어지고 난 후, 한명씩 죽어나간다.

범인은 누군지, 이유는 무엇인지도 모른체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역시나 코타로의 쎈쓰만빵인 별 히안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말을하는 허수아비며, 미쳐버린 화가, 007도 아닌것이 살인면허를 가지고 있는 심판자, 캐또라이왕변태 짭새 등등..

오징어 빨판같은 흡입력에 그 두꺼운 책을 언제 읽었냐 싶을만큼 후다닥 해치워버렸다.

천재 이사카 코타로.

그 기나긴 페이지내내 흩뿌려놓은 퍼즐조각을 하나하나씩 맞춰놓는 그의 치밀함과 섬세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더라.

빤타스틱한 스토리와 베라벨 캐릭터들. 약간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 도 있겠지만, 그 치밀한 구성과 흡입력만으로도 손꼽을만한 작품이었다.

다 읽고 나니, " 오듀본의 기도 " 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이토 할머니의 말씀.

" 인간의 나쁜 점은 동물과 다른 모든 부분. "

오올~~ 왠지 서글픈 말이다.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짓거리.

얽고 꼬고, 뒤집고, 헤치며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짓.

동물과 다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짓거리.

참으로 많을텐데..

어느 누구도 자신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난, 이 소설에서의 사쿠라 같은 사람의 존재여부가 제일 쑈킹했다.

누군가를 판단하는 심판자.

갠적으로는 가장 이해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판단한다는 자체가 맘에 들지 않으므로..

아무리 개지랄 떠는 왕또라이라 할 지언정 개인이 개인을 심판한다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기 때문에..

같은 땅에 숨쉬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존재가치는 있다고 보는편이다.
 
물론 딱 거기까지만.

기본 바탕으로 깔아놓는게지.

그 이후 사고의 연장은... 그때 그때 달라효.  (ㅡ_ㅡ;)

여튼 이 책..  그리고 코타로..

조금이나마 생각할꺼리를 던져줄 수 있는 코타로의 책이 나는 좋다.

그게 잡념이든, 그닥 영양가없는 생각이든지간에 말이지...

뭐, 중요한건 일단 여러가지 이유로 재미있다는 것.

그걸로 만족한다.

충분히...


" 인간이란 상실하기 전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지. "
" 상실한 것은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아. "
" 되돌아오면 어쩔 건데? 어째야 되는데? "
" 다음 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잃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지. "

    덧. 무슨일이 있어도 잃지 않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