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utnik의 무한궤도

1박 2일로 회사에서 워크샵을 갔다.
가서 먹고 마시고만 와서 어디로 갔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뷔페식 저녁을 하고, 누군지 조차 잘 모르는 사람들을 묶어놔서 조로 만들어놔서 어색한 분위기로 장기자랑 시간을 맞이하였는데..
예전으로 돌아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닥 못놀거나 안놀거나 하는 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유난히도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게 큰 거 같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난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해야할까..
이번에는 정말이지 가기 전부터 싫은 맘이 더 컸던데다, 막상 도착하고 어색한 관계의 사람끼리 놀자판을 맞닥뜨리고 보니 더욱 그런 맘이 들었다.
아 진짜 난 정말로 싫거나 맘에 안들면 흥 또한 생기지도 않는 애로구나 싶은..

분명 재미나게 논 것처럼 보였지만, 속은 안 그랬지 싶다.
하도 다들 흥을 안 내고 노는 모냥을 보고, 사장님도 답답하셨던지 소맥을 타서 전 직원 두잔 원샷을 하게끔 하시더만, 난 아닌 기분이면 술김에라도 뭔가 잘 안되는 체질인지..
답답하다 싶은 마음만 더 컸다.
웃어도, 이건 웃는게 아니야.
뭐, 그래도 조금은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정말 잘 먹고 마시기만 했던지라,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게 별로 없다.
아, 하나 있다 싶은거라면 평소 술을 마시지 못하는 줄로만 알았던 누나가, 다가와서 술 한잔을 권하는데..
깜짝 놀랐었지.
집이 하도 멀어서 술을 안 먹는거였지, 원래 삘받아 마시면 잘 마시노라며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그거 하나 기억에 남는다.
역시 사람을 노곤노곤, 사근사근 하게 만드는 술의 힘이란..

우리 조 또한, 급조한 "소핫" 안무로 대충 장기자랑을 때웠지만, 진절머리 나게 못하는 춤에다가 머리에 리본매게 만든 그 시간이 나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데...여러장 찍어대던 사진은 한장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 너무나도 피곤하고 힘들어서 왠종일 잠만 자고 일어났다 글을 쓰려니..
당최 뭐라고 써대는지 모르겠다.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