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utnik의 무한궤도

너무 오랫만에 들려보고 써보는지라 어색한 감정이 먼저 든다.
남들 포스팅을 보는 행위는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내 블로그에 끄적이는 행위는 갈수록 힘들어지니..

아니, 힘들다기보다 의지박약이랄까..

어느 순간을 지나치고 난 후 부터는.. 감정도, 사고도 멎어버린게 아닌가 싶을 만큼 막막함 만을 느끼고 사는 것 같다.
깜깜하고, 어둡고, 시리도록 외로운..
그럴때마다 매번, 그 시기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인거라고 되뇌이곤 했는데..
순진하게도, 그 되뇌임만큼 쌓여가는 무언가가 있을거란 생각은 하질 못했던 것 같다.

어떤 일을 하거나 마음먹기에 있어서..
그 켜켜이 쌓아뒀던 그것의 높아진 두께만큼이나, 쉽사리 다가서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면, 지금 가진 우선순위의 문제가 해결이 되고 난 후!  라는 전제를 덜컥 눈 앞에 맞닥드리게 될때, 다른 어떤것들도 손에 잡히지 않게 되버리는 지랄같은 성격때문일런지도..

언제부턴가 "수월타." 라던가 "잘 풀린다." 라던가 "좋은 것 같다" 와 같은 왠지 뜨뜻하게 느껴지는 말들이 주는 여운을 느끼지 못하게 되버린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선, 해결보고 앞을 가는게 아니라, 나아가면서 풀어가는게 더 낫다! 라는걸 알고 있음에도, 왜 매번 전전긍긍하게 되는건지 모르겠다.
걱정이 태산같더라도, 머릿속이 터질 듯 상념이 많더라도..
그렇게 움츠리고 있다고 해결되진 않을꺼면서..  딱히 무서울게 없던 시절도 없었어서, 과거를 회상하며 찌질될 이유조차 없음에도 불구하고, 뭘 그리 시작하기가 힘든건지..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법 또한 지나온 삶 언제쯤엔 겪어서 알고 있노라고, 또렷이 기억하고 있노라 생각했건만, 단순한 착각이었는지..
아니, 실은 적당히 취해서 몽롱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보려하지 않고, 그 어떤 것에서도 제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반성[半醒][각주:1] 상태였었을지도 모르겠다.   

...

흐느적 거리는 내 자신을 쳐다보는게 가장 힘들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만큼 부끄러움과 민망함이 앞서 꺼내놓질 못하겠다.
이런 말을 끄적거리는 것조차 얼굴이 새빨게지도록 쪽팔리는 짓이라고 되뇌이면서도, 끝끝내 쓰고 마는건.

내 마음 어느 한 구석탱이에 쳐박혀 자리잡고 있을 내 온전한 기억에 대한 향수이자, 그리움이요.
다시금 개선되길 바라는...확인이요. 다짐이길...
말과 글이 가져다주는 순간의 헛헛함으로 끝나지 않을 진심어린 반성[反省][각주:2] 이길..

간절히 바래본다.



  1. [명사]술이나 잠이 반쯤 깸. [본문으로]
  2. [명사]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