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utnik의 무한궤도

나이는 한살 위.

근데 우린 친구.

첫 만남이 군대에서였기에..

더군다나 상병 1호봉 막바지까지 막내생활을 했던, 히밤, 더럽게 꼬인 군생활에서의 동기였기에..

나라에서 정해놓은 2년여의 그 시간동안..

볼꼴,안볼꼴,할짓,안할짓,미움,원망,기쁨,고마움을..

격하게 느끼며 지냈던 사이였기에, 지금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근데, 군대란게 웃긴게.

정말 말짱한 놈도 병신 만들어 버리고.. 미친놈은 더 또라이로 만들 수 있는..

생소함과 두려움을 시간이 흐르면 당연하고 방만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면서도.. 제대하고 나오면 말짱 꿈만 같은...

수많을 것을 겪으며.. 느꼈던 진통,고뇌,감성도..

그 곳을 나오는 순간부터 헌신짝처럼 내팽개쳐버리게 되는 확률이 다분한..

참 히안한 동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친구와 나를 봐도....

나 또한 군대를 기점으로 꽤 많이 들었던 말이... 

"군대 이후 니가 많이 변했구나."  내지는 "군대가 널 베렸구나.." 내진 "군대 가서 니가... 참...(말줄임..)"  등.

그 친구 또한..

"군대에선 그러드만, 밖에 나오니 너.. 참.." 이라던가  "군대에선...너... 뻥카였구나."  등.

생각해보니..

참 많은 것이 변한 것 같기도 하고, 참 많은 것을 서로 보여줬던 것 같지만.. 

오랫만에 만나보니..그건 아니였나. 싶기도 한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참 날 많이 아껴주는 친구이자 동료이자 형인 그 애 앞에서는..

떄때로, 날 불편하고, 괴롭고, 서운하게 하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새로움과 반가움과 애정을 느끼는 것 보면..

둘 사이엔 나도 잘 모르는 꽤 커다란 무언가가 있는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걸 확인할 수 있어서라도..

부르면 달려가고, 내가 불러도 와주겠지.  라는..

아이같은 바램을 항상 가지게 된다.

뭐, 쉽게 말해.

너 좋다구.

흐.흐.



내 블로그의 포스트만 봐도 그렇고..

그냥, 가만히 멍때리며 생각해봐도 그렇고..

널널한 주말 타임.. 혼자 가끔 컴터 앞에 앉아 있을 때 또한 그런데...

그 간, 신경쓰지 않고 안했던 것이 꽤나 많구나 싶다.

아이폰 사기전엔.. 그래도, 꼬박꼬박 출퇴근길 짬을 내서 소설 나부랭이라도 읽었었건만..

마가린 북마킹이나.. 온라인 즐겨찾기 사이트에 추가되는 사이트가 없는지 오랜거 보니..

새로운 서비스나 게임, 잡지, 광고, 그림...

인터넷에서만 링크에 링크 타면서 서핑하는 것도 꽤 오래전 일 같구..

뭔가..

중구난방으로 뒤섞여서.. 끌려다니는 형국이 오래되다 보니.

현재, 스스로의 의지로 뭔가 뚝심있게 헤쳐나가는게 별로 없구나 싶다.

뭔가 돌파구랄까, 동기랄까...빌미랄까...

뭣 하나 쌔려잡고, 생각 좀 해봐야겠다 싶다.

숨겨뒀었던 정열이라는 자식을 끄집어쎄워..

죽빵한번 날리고, 정신차리게 해봐야지.


원래 정신(생각) 없이 산다는 말을 무척이나 싫어했었다.

그 주체가 되는 것이 일이 되었든, 사람이 되었든, 어떠한 상황이 되었든..

그 안에는 어떠한 이유로든 짧은 여유와, 생각할 시간이 주어질 수 있는거라고 믿고 있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어떤 누군가가 나에게 들어 그런 얘기를 하며 변명아닌 변명을 할 때면 썩 기분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는거 보면, 내가 이제껏 그러고 살았었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모냥이다.

어느 누구에게든 말이다.



.

아는게 많지도 않으면서, 배운게 많지도 않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섵부른 판단과 말만으로 무언가를 헤쳐나가게 되는 것 같은..

적어도 나에게 지금의 일은...뭔가 첫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지지 않아 엇나가는 것만 같아서 괴롭고 힘든 맘이 더 컸다.

그런 와중에 믿음을 줘야했던 선배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했던 나 자신에게 실망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버렸던 순간, 더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하고 불편했었던 것 같다.

왜 해야하는지 몰라, 더 알려 하지 않았고..

계속 해야되는지 몰라, 더 다른 것만을 바라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좀 많이 나아져서, 희미하게나마 앞을 바라볼 수 있고, 다짐할 수 있게 되어 조금은 맘이 편하다.


공부.

배우고 싶었던건 여전히 시작조차 안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배워야 할 것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 시작한 학교 교육은 꾸역꾸역 맞춰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학원처럼, 무언가 대가를 지불하고 배워야한다는 것에는 멍청하고, 무모할 정도로 인색해서..

어떻게든 혼자 끙끙대며 하는 편이라, 더더욱 쉽고 편하게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래도 그게 어떤것이 되었든 배우고 공부해야 된다는 기본은 어느정도 지키고는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

정말 이성이라던가 사랑이라는 감정은 꽤 오랫동안 꿈꾸지 말아야될...  오버하면 금해야될 사치라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고는 때가 되면... 이라던가, 마음만 먹으면.. 이라던가 하면서 스스로 위안삼으며 지내왔었던 것 같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 가둬왔었던 부분은 좀 풀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괜시리 더 바보같아지고, 주눅들고, 자신감 없어지는 내 모습이 더 싫어지는 요즘이기에..


가족.

여전히 아버지는 몸이 편칠 않으시고.. 어머니 또한 덩달아 좋다 말다 하시는 것 같다.

그래도 당신들 때문에 니들이 고생하는 것 같아 항상 맘 불편해하시기에..  항상 잘 지내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자주는 못가도 내려갈때마다 얼굴만 봐도 아는데..

아니, 궂이 대면하지 않아도 목소리만 들어도 알고.. 목소리 안듣고 조금만 생각하면 힘들다는 것 뻔히 아는데..

알면서도 아닌척, 해줄 수 없으면서도 해줄 수 있는 척. 하기가 더 힘든 요즘이다.

그래도, 내가 잘 되야지.. 그게 더 나은 행복이시겠지.  하면서 살아야되겠지..


건강.

스스로 부쩍 몸이 많이 안좋아졌다고 느낀다.

지난 한주는 내내 설사와 복통에 미치는줄 알았다. 찡그릴 만큼 아프진 않아서 티 안내게 된게 다행이지만..

오늘까지도 여전히 불편하고, 아프고, 거슬린다.

더불어..워낙 민감한 몸뚱아리여서 그런지..

무엇에 그리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건지..

몇달째 찢어진 입술은 나을 생각을 않고, 헐어버린 코는 더이상 내 코가 아닌것 같다.

살 붙는 것도 더럽게 신경쓰이는 편이라.. 정말이지 제대로 건강관리 시작해야될 것 같다.


립.

얼마전 누나에게 이제 제대로된 독립을 하네.. 라는 흘려듣는 말을 듣고서야..

서른한해를 살면서 이번이 첫 독립이 되는거구나 라고 새삼스레 느꼈었다.

아.. 정말 혼자 살게 되는거구나.  이 서울땅 어딘가에 있는 몇 평 안되는 공간에서 이제 새로이 시작하게 되는거구나.

설렘, 두려움, 긴장,..   꽤 많은 감정에 휩싸이면서도..

설레이는 맘이 젤 큰 것 같다.   꿈꿔왔던 것 중 하나는 이뤄지는 셈이니..




방금전까지도 용석 아방과 통화하며..

이 모든것 때문에 정신없이 살고 있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 보면.

바라봐줄, 들어줄... 누군가를 원하는 단순한 외로움인지.. 

싫어했었노라고 말했으면서도,..

'정신없이 사는 것 맞네.'  라고 말하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는 밤이다.

...

낼 시험인데.... 뭐하는 짓인지..

공부나 해야겠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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